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41화

그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발신자는 전민지였다. “윤세영, 너 지금 어떤 상황이야? 어제 휴가 낼 때도 설명이 제대로 안 됐고... 발은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거야? 출근은 가능해?” ‘내가 제때 기사를 마무리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거겠지.’ 나는 간단히 내가 수술까지 받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일은 문제없어. 점심 전에 원고 메일로 보낼게.”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메모 앱을 열어 고성 그룹 산하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노동자 자살 사건 기사 작성에 다시 몰두했다. 지난 이틀 동안 고수혁은 홍보팀과 댓글 알바까지 총동원해 여론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반년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해 절망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였지만 그의 죽음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지워지고 있었다. 대신 ‘고성 그룹이 최선을 다했다’는 찬양 여론만 요란하게 퍼졌다. 유가족에게 두 배의 임금 보상을 약속했다는 사실, 서아현이 직접 현장에 내려가 위문했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기사화되며 마치 그들이 거대한 선의를 베푼 것처럼 포장되었다. 사람들은 사건의 본질보다 고성 그룹의 이미지 회복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들은 ‘노동자를 중시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되찾아갔다. 심지어는 이미 세상을 떠난 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들까지 나왔다. [멘탈이 약하니 그렇지. 이런 사람은 죽어도 싸다!] [자살만 하지 않았어도 보상받고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왜 죽어?] 나는 기사에서 이런 왜곡된 시선을 정확히 짚어냈다. 노동자가 죽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애초에 세상에 드러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고성 그룹 역시 꿈쩍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설령 살아남은 사람들이 뒤늦게 임금을 돌려받는다 해도 어떤 돈도 마흔 살밖에 되지 않았던 한 사람의 삶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강조했다. 초고를 마친 나는 곧바로 전민지에게 파일을 전송했다. 약 10분 뒤,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 [수정할 필요 없어. 바로 내보낼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