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송미경은 유전자 감정을 하루라도 빨리 진행하려고 서둘러 움직였다.
“세영아, 난 바로 감정 기관으로 갈게. 내일 봐.”
그녀는 그 말만 남기고 급히 떠났다.
쿵.
나는 문이 닫히자 조심스럽게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아직 서지 못하는 발은 비닐로 단단히 감싸 물 한 방울도 스며들지 않도록 신경 쓰며 어렵게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회사에서는 내 상태를 보고 한 달 정도 병가를 더 쓰라고 배려했지만 지금은 수습 기간이라 오래 쉬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나는 전민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이제 집에서도 어느 정도 일할 수 있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일중독에 가까운 전민지는 필요한 업무 자료를 죄다 한 번에 메일로 보내왔다.
나는 메일함을 훑어보다가 한 파일에서 손을 멈췄다.
[웹소설 사이트 계약 초대]
그제야 며칠 전 장난삼아 한 플랫폼에 올렸던 글이 떠올랐다.
호기심에 백엔드에 접속하자 그동안 쌓인 댓글들이 화면을 빼곡히 채웠다.
[작가님 어디 가셨나요? 업데이트 언제예요?]
[저 뻔뻔한 여우 년, 다음 화에서 죽여줘요 제발!!]
[남주가 쓰레기니까 여주는 홀로 강해져야죠! 작가님 빨리요!]
[업데이트!!!!!!]
수백 개의 독촉 댓글이 한꺼번에 밀려와 화면을 뒤흔들었다.
나는 댓글을 하나씩 읽어 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무심코 올린 글이 이렇게까지 큰 여파를 불러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계약 초대 메시지에 적혀 있던 계정을 추가하자 편집자가 곧바로 연락을 보내왔다.
내 글이 플랫폼 색깔과 잘 맞고 독자 반응도 뛰어나다며 공식 계약을 제안해 온 것이다.
계약을 체결하면 매달 고정 원고료도 지급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나는 처음 받는 제안이라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래서 며칠 정도 생각해 보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날 밤, 나는 새로운 챕터를 작성해 올렸다.
업로드 버튼을 누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묘한 성취감이 피어올랐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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