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내일 가보면 될 게 아니야.”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어 했다.
“설마 현실을 마주하기 무서운 거야? 천하의 고수혁도 두려워하는 때가 있네?”
고수혁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렇게 그는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별장에 머물렀다.
그는 내일 점심 나와 윤씨네 본가로 갈 생각인 것 같았다.
다음 날, 나는 평소보다 일찍 깨어났다.
점심에 곧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나는 왠지 흥분되었다.
그날 오전, 나는 수신함으로 온 업무 메일을 재빨리 처리하고는 고수혁과 함께 본가로 갈 준비를 했다.
기사도 밖에서 우리가 나오길 기다리던 그때, 강민숙이 고수혁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요? 갑자기 열이 난다고요?”
고수혁은 강민숙에게서 다미가 아프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절대 차가운 음식을 먹이면 안 된다고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네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
전화를 끊은 고수혁은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나는 집으로 가려는 고수혁을 어떻게든 막으려 했다.
“고수혁, 나와 우리 집으로 가기로 했잖아.”
그러자 고수혁은 짜증이 가득 섞인 표정을 지으며 언성을 높였다.
“다미가 아프대! 너와 말싸움할 시간도 없으니까 저리 비켜!”
“다미가 아프면 엄마인 아현 씨가 돌봐주겠지. 아니야?”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떠나려는 고수혁을 붙잡았다.
“아현 씨 오늘 집에 없는 거지? 맞지? 아현 씨 지금 분명 우리 오빠와 함께 있을걸?”
고수혁은 깊게 심호흡하며 화를 참아보려 했다.
“윤세영! 나는 네 말이 하나도 믿기지 않아. 그러니까 너 혼자 점심 먹으러 가.”
내가 어떻게든 붙잡으려 했지만 고수혁은 계속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나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그의 허벅지를 끌어안으며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고수혁은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적잖게 놀란 듯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얼른 놓지 못해?”
고수혁은 얼굴이 붉게 변해서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나는 마음이 너무 급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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