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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고수혁은 나와 얘기를 나눌 기분이 아닌 듯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힐끔 보더니 윤태수와 요즘 해항시 상업권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해 얘기했다. 조금 전까지도 나는 분명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오빠의 여자 친구가 서아현이라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하게 확인하기 전까지는 불안한 마음이 컸다. 바로 그때, 고용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드디어 윤경민이 돌아왔다는 말에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고수혁은 두 눈을 동그랗게 끈 채 현관 쪽을 바라봤다. 발이 아직 다 낫지는 않았지만,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윤경민 홀로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심지어 고수혁의 날카로운 눈빛이 고스란히 느껴져 감히 몸을 돌릴 수도 없었다. 주방에서 나온 박인주는 의아해하며 마침 내가 묻고 싶은 걸 물었다. “아현이는 어디에 갔어? 왜 너 혼자 온 거야?” 윤태수도 정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네가 만나는 여자 친구를 데려와 소개해 준다고 하지 않았어?” “아현이라니요?” 윤경민은 갑자기 호탕하게 웃더니 말했다. “뭐예요. 제가 장난으로 한 말을 진짠 줄 알았던 거예요?” 나는 순간 벼랑 끝으로 내몰린 기분이 들었다. 오늘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그러나 나보다 더 화가 난 건 박인주였다. 그녀는 윤경민의 살을 세게 꼬집으며 질책했다. “전에 네가 만나는 여자 친구가 서아현이라고 진지하게 말했었잖아. 그런데 이게 다 거짓말이었다는 거야?” 그러자 윤경민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당연하죠! 서아현은 스타 중의 스타인데 왜 저와 만나겠어요? 이게 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매일 결혼을 하라며 재촉해서 이런 장난을 친 거예요. 저도 두 분이 진짜로 믿을 줄은 몰랐네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윤태수와 박인주는 윤경민을 호되게 혼냈다. 반면, 나는 시선을 고수혁에게로 돌렸다. 고수혁의 잘생긴 이목구비는 이 순간 얼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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