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나는 냉소를 지었다.
‘고수혁은 내가 넣어 둔 이혼 합의서를 봤겠지?’
그래서 그는 이제 서아현과 더 노골적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내는 모양이었다.
그사이 다친 내 발도 거의 다 나았기 때문에 나는 회사에 복귀했다.
이렇게 서둘러 돌아온 이유는 바로 각종 뉴스 미디어에서 고성 그룹의 심폐 보조 장치 출시 지연 소식을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 가장 핫한 이슈였다.
원래 고성 그룹과 관련된 어떤 일에도 휘말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 심폐 보조 장치만큼은 우리 엄마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다.
내가 정말로 궁금한 건 이 장비가 대체 언제 출시될 수 있느냐와 현재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겼느냐였다.
수많은 미디어의 추측 속에서 그 정확한 실체를 가리기 어려웠다.
이 심폐 보조 장치에 대한 관련 정보를 많이 찾아본 끝에 뉴스에 대한 예민함이 나의 시선을 장치의 개발자에게로 이끌었다.
주 설계자 서기훈의 학력 배경은 실로 믿기 어려웠다.
그는 16세에 해외로 유학을 떠나 이름 없는 대학에서 학사과정을 밟았지만 전공은 생명공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분야였다.
단 2년 만인 18세의 나이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해외에서 학력 인플레이션만 하고 온 서기훈은 해항대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 전용으로 운영하는 복합 학위 2+2 체제의 석박사 통합 과정에 바로 편입했다. 고작 4년 만에 일반인이라면 적어도 10년은 걸려야 마칠 수 있는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쩐지 이 심폐 보조 장치가 심사 과정에서 의혹받나 했어. 생명공학의 기본적인 장비 지식도 제대로 습득한 적 없는 물 빠진 학력의 소유자가 고성능 장비를 개발했으니 의심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야. 게다가 서기훈 씨의 이 실험 데이터와 연구 과정은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한 언론인으로서 나는 이 결정적인 단서를 잡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즉시 전민지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 중독자인 그녀가 나만큼 기뻐할 줄 알았는데 그녀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내일 출근해서 이야기해.”
나는 약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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