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임지성은 바로 말을 잘랐다.
“넌 우리 임씨 가문 딸이니까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넌 쟤한테 빚진 거 아무것도 없으니까.”
임효진은 누가 봐도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임이서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은 임이서에게 역겹게 다가왔고 결국 책을 들고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반 친구들을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
“날 쫓아내려고 애쓰지 마. 어차피 전부터 이 교실에서 나갈 생각이었으니까. 질렸거든.”
담임은 당연히 기뻤다. 소원을 이룬 사람처럼 빠르게 움직여 열등반의 담임에게 소식을 전했고 임이서를 열등반으로 보냈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총 10개 반이 있었는데 각기 엘리트반 하나, 중간반 다섯, 열등반이 네 개였다.
전생의 임이서는 ‘도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열등반 8반으로 쫓겨났다. 하지만 이번 생에 그녀는 아무런 오명을 쓰지 않았음에도 엘리트반 담임 때문에 8반으로 배정받게 되었다.
오로지 젊고 도전을 즐기는 8반의 담임선생님만 문제아들을 받아주었고 그녀도 받아주었다. 다른 반 선생님들은 그녀를 아주 싫어했다. 다들 그녀가 문제가 가득한 열등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임이서는 책을 들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당당하게 걷는 그녀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쫓겨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했던 말처럼 정말로 그 반이 싫어져서 제 발로 나온 것 같았다.
임지성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더 짜증이 치밀어 입을 열었다.
“임이서, 네가 8반으로 가는 순간 끝나는 거야. 다시 우리 엘리트반으로 돌아오고 싶으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어봐. 그럼 내가 봐줄지도 모르잖아.”
그러자 임이서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웃었다.
“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설령 네가 날 찾아와서 애원한다고 해도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그녀의 말에 임지성은 화가 치밀었고 안색마저 어두워졌다. 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임이서가 대체 무슨 용기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말이다. 그녀가 이러면 이럴수록 그의 미움만 살 뿐이었다.
지켜보던 임효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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