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검정도 괜찮은 것 같아.”
임이서가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연시윤이 또 말했다.
“물 한 잔 따라줘.”
임이서는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물을 잔에 따라 방으로 돌아왔을 때 연시윤은 이미 잠옷을 다 입은 상태였다.
매끄러운 소재가 조명 아래에서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었고 물컵을 받아들 때 흘러내린 소매가 연시윤의 우아한 손목 라인을 그대로 드러냈다.
임이서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연시윤의 몸쪽으로 향했다.
살짝 열린 칼라 사이로는 드러난 탄탄한 쇄골과 근육 라인은 그야말로 상상력을 자극했다.
“멋있어?”
매력적인 남자의 목소리는 그녀를 깊이 유혹하는 듯했다.
갑자기 고개를 든 임이서는 바다처럼 깊은 연시윤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순간 멍해진 임이서는 이제 막 가라앉았던 얼굴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색하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시윤 씨, 시간도 늦었으니 잠드는 거 도와드릴게요.”
임이서를 깊게 바라본 연시윤은 한참 만에야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침대로 향했다.
임이서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정신 줄을 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침대에 누운 연시윤은 머리를 침대 가장자리로 돌렸다.
임이서는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시선을 침대 시트에 고정한 채 연시윤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런 다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연시윤의 머리에 손을 올려 가볍게 마사지를 해주며 물었다.
“시윤 씨, 오늘 몇 시간 일하셨어요?”
연시윤은 편안하게 눈을 감으며 말했다.
“6시간.”
연시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임이서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엄철용이 말하기를 연시윤이 6시간쯤 일했을 때 귀띔해 주자 연시윤도 멈추고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대신 괭이를 들고 대나무 숲으로 가서 죽순을 캤다고 했다.
하지만 몇 개 캐고 나니 별 재미가 없었는지 성으로 돌아와 정원의 화초들을 가꾸기 시작했다.
임이서와 연정우가 학교에서 돌아온 후 그들은 함께 저녁을 먹고 공부를 했다.
연정우는 기회를 틈타 몇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