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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네 집안에서 정해준 학교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머리가 아파도 해.” 임이서가 장미소를 재촉했다. “다음 수업은 자습이야. 빨리 풀어. 수업 끝나면 내가 답 확인해줄게.” 수업이 시작되자 시험지를 자기 자리로 가져간 장미소는 일단 쉬운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능 전 마지막 월말 평가 날이 다가왔다. 월말 평가 뒤에는 모의고사도 있었다. 임이서와 연정우는 수능 전 주목받지 않기 위해 평소처럼 점수를 조절하기로 미리 말을 맞췄다. 과목당 15점씩 낮출 계획이었다. 그런데 시험 전 가슴을 치며 점수 조절을 약속했던 연정우는 정작 말한 대로 하지 않았다. 성적이 발표되자 일부러 약 올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일부러 점수를 조절하는 걸 송태선도 알고 있었지만 연정우의 성적을 보고 나서는 처음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연정우는 전교에서 5등, 임이서는 전교에서 70등이었다. 임이서는 연정우, 이 녀석의 말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집에 도착한 연정우는 흥분한 얼굴로 연시윤에게 자랑했다. “상전님, 이번 월말 평가에서 나 진짜 잘했죠? 임이서보다 60점이나 높아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린 연시윤은 확인하려는 듯 임이서를 바라봤다. 임이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번엔 진짜 잘했어요. 전교 5등이에요.” 흐뭇한 얼굴로 연시윤의 칭찬을 기다리는 연정우는 나중에 부모님께 들려주기 위해 몰래 녹음기까지 켜뒀다. 그런데 바로 이때... 연시윤이 핸드폰을 꺼내 결제 QR을 열었다. “입금 QR 코드 꺼내 봐, 송금해 줄게.” 순간 멈칫한 임이서는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눈빛을 반짝이더니 서둘러 휴대폰 QR 코드를 내밀었다. 스캔을 마친 연시윤은 연정우에게 물었다. “지난번보다 몇 점 더 올랐어?” 연정우가 계산하기도 전에 임이서가 재빨리 대답했다. “저번엔 300점, 이번엔 628점이니까 328점 올랐어요!” 1점에 만 원이었으니까... 임이서는 심장이 마구 뛰었다. 이렇게 빨리 부자가 될 줄이야! 연정우가 약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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