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임이서는 어리둥절했다.
“대신 갚는다고요?”
‘어떻게 갚는다는 거지?’
임이서가 의아해하며 호기심이 동한 순간 연시윤이 휴대폰을 꺼내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목록을 훑었다.
그러다 한순간 그의 검은 눈동자가 가늘어지며 손가락이 멈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임이서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 이 휴대폰은 스피커로 돌리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이 서 있어도, 귀가 아무리 좋아도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연시윤의 차분하면서도 위압적인 목소리는 들렸다.
“부족한 의료 장비는 라성 강씨 가문 강민철에게 연락해 봐.”
상대가 뭐라고 물었는지 연시윤이 다시 말했다.
“이번 한 번만 협력하고 앞으로는 강씨 가문과 어떤 교류도 하지 마.”
임이서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강씨 가문은 실제로 의료 장비를 다루었고 연시윤이 진작 강씨 가문을 주시했다는 걸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혹시 나 때문에 관심을 가진 건가?’
이내 연시윤이 그녀의 추측에 확신을 더했다.
전화를 끊은 그가 말을 이어갔다.
“한 번의 협력으로 강씨 가문에 가져다준 이익이면 반평생 먹고 살기 충분할 거야. 강민철이 널 도와준 것과 전부 맞바꿀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
비록 지금 연시윤이 무척 매력적이고 저도 모르게 또 감동하며 반했지만 그녀는 걱정스럽게 말을 꺼냈다.
“날 위해서 이렇게 독단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이 뒤에서 뭐라고 할 거예요.”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튕기는 연시윤의 행동에 애정이 담겨 있었다.
“괜히 걱정하지 마. 와이엔 그룹 쪽 병원에서 의료 장비를 교체할 때가 됐어. 십여 개의 회사가 입찰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강씨 가문이야. 강씨 가문이 마지막 순위에 있어서 보통은 선택하지 않겠지만 이번 한 번은 선택하지 뭐.”
그를 바라보는 임이서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며 무언가가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들어 깊게 자리 잡았다.
반 시간 후 도로를 달리던 강민철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멈춘 뒤 휴대폰을 움켜쥐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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