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엄 집사님, 흐어엉!”
엄철용은 땅이라도 갈라지면 당장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연시윤이 화나 버린 탓에 그의 존재감은 최대한 낮아져야 했다. 이런 때 다시 이름이 불리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엄 집사님, 저 좀 살려줘요, 으흑흑...!”
연정우는 태어나서 이렇게 겁에 질려 본 적이 없었다. 울음을 터뜨리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엄철용은 이마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손등으로 훔쳤다.
보다 못한 임이서가 조심스레 나섰다.
“저기... 저희 일단 다들 앉아서 차분히 이야기해 보면 어때요, 시윤 씨?”
얼음 서리를 뒤집어쓴 듯한 연시윤은 억눌린 숨을 내쉬고 차갑게 자리에 앉았다.
“의자 하나 가져와. 앉혀서 말하게 해.”
임이서는 몰래 한숨을 돌렸다.
엄철용은 황급히 의자를 가져와 책상 앞에 두었다.
연정우는 잔뜩 긴장한 채 일어나 조심조심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병세가 가라앉았다고는 하나, 연시윤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은 여전했다. 살기 어린 기세는 가셨지만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연정우는 슬쩍 그를 바라보다가 온몸이 바짝 굳었다.
입을 뗀 연시윤의 목소리는 조금 부드러워졌으나 뼛속까지 차가웠다.
“그동안 네가 이렇게 억울했을 줄은 전혀 몰랐어.”
겁에 질린 연정우는 황급히 손을 저었다.
“억울하지 않아요. 정말 하나도 안 억울해요, 상전님!”
“여기는 감옥 같기도 하겠지. 외부인은 못 들어오고 우리도 못 나가니까.”
연정우는 울다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감옥이라니요, 내가 헛소리한 거예요. 여기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고, 나는 정말 이곳이 좋아요.”
“너를 와이엔 그룹 후계자라는 명목으로 데려와 놓고도 그 방향으로는 키우지 않았으니 내 잘못이 커.”
“아니에요!”
연정우는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전부 내 잘못이에요! 상전님이 나를 이렇게 챙겨 준 건 걱정 없이 살라고 그런 건데, 내가 몰라보고 오해했어요.”
“너 와이엔 그룹의 후계자가 되고 싶어?”
연시윤이 갑자기 진지하게 물었다.
잔뜩 긴장한 연정우는 손가락을 꼭 쥐어뜯으며 엄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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