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시끄러워.” 연시윤이 짜증스럽게 눈살을 찌푸리자 임이서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밖이 어수선하니 연시윤은 조용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연시윤에게 말했다. “시윤 씨, 밖에 나가셔서 저분들 좀 말려주실 수 있나요?” 지금은 오직 연시윤의 말만이 그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시윤은 갑자기 불안해진 듯 팔을 더욱 세게 조였다. “가지 마. 넌 가면 안 돼.” “안 갈게요. 약속할게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임이서가 급히 달래주었다. “밖이 너무 시끄러워요. 저분들을 말리시고 오시면 계속 여기 있을게요. 약속해요.” 임이서는 다른 손을 꺼내 맹세했다. 연시윤은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잠시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팔을 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하지만 일어서는 순간 그의 몸에서 또다시 모든 것을 파괴할 듯한 광기와 폭력성이 감돌았다. 피가 흐르는 다리를 끌며 그는 큰 걸음으로 병실을 나섰다. “시끄럽게 하지 말고 꺼져.” 광폭한 외침이 방 전체를 뒤흔들었고 순간의 살기는 모든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김태웅이 무언가 말하려 입을 벙끗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성을 찾은 듯한 연시윤의 모습을 보고서야 손을 흔들며 모두를 데리고 방을 나왔다. 문이 다시 닫히자 한 의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여성분... 설마 도련님한테...” 연시윤은 발작을 일으키면 눈에 뵈는 게 없었고 가족은 물론 누구든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지옥 길이 열리는 거나 다름없었다. 연정우마저도 실수로 들어갔다가 연시윤에게 목 졸려 죽을 뻔한 적이 있다. 그들은 임이서가 이미 연시윤 손에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초조해진 김하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괜찮겠지?’ 그 시각 연정우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 이서가 위험할지도 몰라요.” 김하준이 그를 붙잡았다. “도련님이 방금 이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