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임이서는 뻣뻣한 몸으로 차가운 바닥과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다행히 여름이 다가오는 시원한 날씨라 에어컨을 켜져 있지 않아도 적당했다.
다만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는 연시윤의 긴 다리를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시윤 씨, 침대로 가서 눕는 게 어떠세요?”
이 자세도 치료하는 건 무리였기에 지혈하기 위해서는 그를 재우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런데 연시윤이 갑자기 그녀를 향해 눈을 부릅뜨며 불같은 시선을 보냈다.
“같이 할거지?”
“네?”
임이서는 말문이 막혔다.
“그, 그건 좀...”
그러자 연시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실망으로 가득 찼다. 마치 사탕을 주지 않아 삐진 아이처럼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다.
꼭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그의 정신상태를 보니 임이서는 가슴이 미어졌다.
어릴 적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했으나 그는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임이서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마치 아이를 재우듯 부드럽게.
“무서워하지 마세요. 제가 곁에 있을게요.”
“아무도 당신을 괴롭히거나 해치지 못하게 할 거예요.”
“당신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릴게요.”
임이서는 그의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잠이 드는 듯했지만 잠들 수 없는 상태인지 안절부절못하며 호흡도 거칠어졌다.
임이서가 다시 말을 이었다.
“침대로 가서 누울까요? 제가 곁에서 함께 누워 있을게요.”
“응.”
연시윤은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손에 잔뜩 들어간 힘은 마치 그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봐 두려운 듯한 마음을 대변했다.
임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그를 아이처럼 달래야 했다.
한 손은 연시윤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를 부축해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연시윤는 임이서와 머리 하나가 차이 날 정도로 키가 매우 컸다.
임이서가 고개를 숙인 채 집중하여 발밑을 보고 있는 사이 어디선가 신음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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