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임이서는 엄철용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전생이 충분히 비참했다고 생각했고 이 세상에 그녀보다 더 비참한 사람은 없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연시윤과 비교해 보니 그녀의 경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연시윤이 왜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지, 뇌신경의 활성도가 왜 비정상적으로 높은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이 모든 걸 경험하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엄철용의 질문을 듣고 정신이 멍해진 임이서는 머릿속에 저장된 오랜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그분이셨나요?”
임이서의 눈에는 놀라움과 깨달음이 스쳤고 그를 처음 봤을 때 왜 익숙하게 느껴졌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임이서는 우연히 연시윤을 구해준 적이 있었다.
바야흐로 그녀가 사부로부터 은침 한 상자를 선물 받은 직후였다.
침술을 연습할 사람을 간절히 원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이미 모두 그녀의 침을 맞았으니까.
심지어 항상 어리광스럽게 웃어주던 엄마마저도 그 시기에는 그녀를 보면 즉시 숨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이서는 약초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멀리까지 나갔다.
설령 침술을 잘못 구사하더라도 반드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생각 없이 걷다 보니 갑자기 머리 위로 거대한 무언가가 굴러내려왔다.
’풍덩’ 소리와 함께 그 물체는 호수에 빠졌고 임이서는 온몸이 물에 젖었다.
그녀는 깜짝 놀란 가슴을 쓰다듬으며 욕을 내뱉고선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 물체가 무엇인지 확인하려 했다.
호수에 뛰어들어 확인해 보니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다.
사부가 늘 말씀하시곤 했다. 의사로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칠층탑을 쌓는 공덕보다 낫다고. 그래서 그녀는 즉시 그 남자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자동차 같은 물건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고 그녀가 어떻게 해보려 해도 열리지 않았다.
물이 이미 남자의 머리를 덮쳤기에 분명 어딘가 파손되어 물이 새고 있다고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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