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경호 사립병원.
연시윤은 이미 깨어난 상태였다.
임이서가 곁에 있는 걸 본 그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고 치료에도 잘 협조했다.
심지어 임이서가 물을 마시라고 하면 물을 마시고 밥을 먹으라고 하면 밥을 먹었다.
아이처럼 순종적인 모습에 임이서는 가슴이 아려왔다.
조금의 안정감만 주면 정신을 차리고 일반인처럼 살아가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너무나 강인해서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
“시윤 씨, 오늘 연씨 가문 식구들이 병문안 올 거예요. 전 화장실에 있을 테니 그분들이 가시면 바로 나올게요.”
연시윤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임이서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그는 불안해하며 흥분했다.
하여 임이서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으로 설득했다.
“화장실은 어차피 가야 하는 건데 이것도 안 된다고요?”
“참다가 실수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럼 시윤 씨 곁에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자 연시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큰 결심을 한 듯 말했다.
“최대 5분.”
임이서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가족분들이 돌아가면 바로 나올게요.”
연시윤을 설득한 후 임이서는 김하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병실 문이 열리며 강렬한 포스의 남자들이 들어왔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부터 키 크고 차분한 중년까지 모두 눈시울을 붉힌 채 긴장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도련님,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제발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삼촌, 와이엔 그룹은 조카들이 잘 관리하고 있을게요. 그러니까 얼른 쾌유하세요.
연시윤은 미간에 짜증스러움을 드러내며 손목시계의 타이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문병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었다.
“할 일 없어?”
그 말에 모두가 멍해졌다.
“왜 이렇게 한가해?”
“할 일 없으면 내가 줄까?”
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아직 가시지 않은 살기가 느껴져 소름이 끼쳤다.
마치 이들의 살가죽을 벗기려는 듯한 위압감이었다.
오랜만에 느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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