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우혁수는 이를 악문 채 나를 노려보았다.
그 광경이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제가 무슨 짓을 하든 서방님과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어차피 우리는 이혼할 사이 아닌가요? 못 본 척하면 될 일을!”
나는 내가 한 말이 지극히 당연하다 여겼으나 그 말을 들은 우혁수의 낯빛은 오히려 더 험악해졌다.
방심한 틈을 타 그는 나를 거칠게 밀쳐버렸다.
순간, 어깨에 뻗친 고통이 느껴졌다.
이 미친 자가 날 문 것이다.
그의 손이 점점 내 몸 위를 더듬기 시작하자 나는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당장 제게서 떨어지세요!”
우혁수의 몸통을 향해 발길질을 해댔으나 그는 가볍게 막아내고 말았다.
분노로 눈이 뒤집힌 그의 얼굴을 마주하자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바로 그때, 위유정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쳤다.
“아가씨! 살려주세요!”
위유정은 곧장 달려와 우혁수를 붙잡았다.
“오라버니, 제발 진정하세요!”
“비키거라!”
우혁수는 그녀를 사정없이 밀쳐냈고 그 바람에 위유정은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아아악!”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 우혁수를 올려다보며 앉은 채로 떨고 있었다.
우혁수 또한, 그녀를 쓰러뜨린 뒤에야 정신을 차린 듯하였다.
위유정은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 우혁수를 서럽게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가련한지 보는 내가 다 민망하였다.
그러더니 위유정은 황급히 일어나 얼굴을 감싸 쥐고는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나갔다.
“흐으윽... 흐윽...”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우혁수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따라가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우혁수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만일 유정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그대에게 있소!”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조금 전 위유정을 밀쳐낸 자가 그였거늘 이제 와서 나를 원망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실로 낯짝 하는 두꺼운 자로군.’
나는 어깨를 더듬었다.
싸늘한 손끝에 닿은 상처 위로 끈적한 감촉이 느껴졌다.
피가 난 모양이었다.
‘혹 개를 조상으로 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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