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바로 그때 심계민이 걸어 들어왔다.
마침 나가려던 연덕왕을 본 그는 곧장 발걸음을 재촉해 뒤따라 나갔다.
사람들이 모두 물러가자 나는 방 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심선화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이고, 정말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네. 아유, 청옥이 네가 막아주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매를 맞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구나. 내가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
“괜찮다. 어차피 매를 맞은 건 내가 아니지 않느냐.”
내 말에 심선화가 따라 웃었다.
나는 그녀를 똑바로 보며 물었다.
“하면 연덕왕 전하를 어찌했기에 저리도 노한 것이냐?”
연덕왕이 그토록 분개한 것을 보니 심선화가 무슨 일을 저지른 게 분명했다.
“내가 뭘 어쨌다니? 청옥아, 너는 모른다. 그 죽일 놈이 뱀을 연못 가득 길러 두었더라니까. 그날 나를 잡아다 그 뱀들 속에 던져 넣더구나.”
“다행히도 나는 항상 비수를 지니는 습관이 있어 그 자리에서 죄다 두 동강 내어 그자의 방으로 던져주었다.”
“이 일 때문에 날 찾은 것 같은데 내가 그자를 봐주겠느냐? 오히려 내가 몰래 그자를 분뇨통 쪽으로 유인해 틈 보자마자 발길질해 빠뜨려 버렸다.”
“청옥이 네가 함께 있었더라면 그자의 그 꼴사나운 모습을 봤을 것이다. 아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니까.”
나는 말문이 막혀 입가만 씰룩였다. 이제야 공준이 어찌하여 그토록 화가 나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건 누가 당해도 분통이 터질 일이었다.
“심선화!”
그 순간, 문가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심선화가 돌아보니 그곳에는 심계민과 우혁수가 서 있었는데 조금 전 이야기를 들은 듯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잘못을 큰 오라버니에게 들킨 심선화는 그제야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고, 큰 오라버니... 저 여기 있어요.”
심계민은 단호히 꾸짖었다.
“어서 집으로 가거라! 혁수야, 우 부인, 괜히 번거롭게 했습니다.”
심선화는 고개를 잔뜩 움츠린 채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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