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나는 다정과 다영을 데리고 처소를 나섰다.
우혁수가 나를 보자 잠시 멍해졌다. 눈빛에 분명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그 옆에는 여전히 흰옷을 입은 위유정이 서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따라갈 수 없었다. 그저 배웅하러 나온 것뿐이었다.
그녀의 시선이 내게 닿는 순간, 질투심이 섞인 눈빛이 스쳤다.
“형님, 오늘 입으신 옷 참 곱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람이 고우니 그런 것이지요. 그렇지요, 서방님?”
우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지난 생에는 나더러 앙상한 해골 같다느니, 자기 취향은 하연주처럼 살집 있는 여자라고까지 했던 사람이라 나는 조금 놀랐다.
그런 그가 이번 생에는 이런 반응이라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그를 흘낏 바라본 후 위유정의 질투와 분노로 얼룩진 시선을 뒤로하고 말없이 마차에 올랐다.
“출발하거라.”
우혁수는 위유정을 한 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들어가거라.”
그 말을 뒤로 그도 마차에 올랐다.
마차가 떠나자, 위유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 눈에는 억울함과 집착이 가득했다.
우혁수의 마음이 점점 소청옥에게 기울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그가 정말로 소청옥을 좋아하게 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마차가 성문 근처에 도착했을 무렵, 때마침 황제의 어가 행렬과 마주쳤다.
“청옥아! 나 앞에 있다!”
앞쪽 마차에서 누군가 반쯤 몸을 내밀며 손을 흔들었다. 바로 심선화였다.
나도 몸을 빼꼼히 내밀며 손을 흔들었다.
“보았다. 한데...”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마차가 덜컥 흔들렸고 그 순간 내 허리를 감싸는 뜨거운 손이 느껴졌다.
나는 곧장 고개를 돌렸다. 우혁수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두 생을 사는 동안 이렇게 따뜻한 눈빛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그 손은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그 열기에 가슴이 타들어 가는 듯 아팠다.
아마도 지난 생의 나 자신을 향한 연민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의 손을 툭 뿌리치고는 자세를 바로잡아 앉았다.
“창틀을 잡고 있으니 떨어질 일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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