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위유정을 바라봤다.
“그래서 지금 그 말은 제가 아가씨를 못 나가게 하고 괴롭힌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
위유정은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다. 내가 이렇게 대놓고 말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마치 세상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한껏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냉소를 흘렸다. 어찌 그리도 매번 똑같은 수작뿐인지 참으로 변함이 없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그저 형님에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형님는 절 괴롭힌 적 없습니다...”
위유정이 그런 말투로 말하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돌리며 우리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는 분명한 의심이 담겨 있었다. 마치 내가 늘 위유정을 괴롭히는 악랄한 올케라도 되는 양.
나는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만하시지요. 설마 그 보잘것없는 신분이 내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그 평범한 용모가 질투를 부를 만하다고 여기십니까? 제발 스스로의 처지부터 돌아보시지요. 평민에 생김새마저 그저 그런 분이, 감히 나를 입에 올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아가씨를 괴롭혔다고요? 참으로 가소롭군요. 그런 곳에 시간을 쓰는 것조차 내게는 아까운 일입니다. 그 하잘것없는 관심 끌기는 이제 그만두시고 차라리 자신을 다듬는 데 정진하시지요. 내가 진심으로 아가씨를 억누르려 마음먹었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서 계시는 일조차 허락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 정도는 아셔야지요.”
나는 싸늘한 눈으로 위유정을 훑어본 뒤 뒤돌아 걸었다.
위유정은 주먹을 꽉 쥐었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천막으로 돌아오자마자 심선화가 찾아왔다.
“청옥아, 방금 들었는데 그 위유정이란 계집이 또 너한테 깐죽댔다며? 배운 게 없긴 없나 보더라. 눈치라곤 털끝만큼도 없어서야. 내가 방금까지 큰 오라버니께 꾸지람 듣느라 그 자리에 있지 못했지만, 있었더라면 단단히 혼쭐을 내주었을 텐데.”
나는 웃으며 물었다.
“너 또 무슨 일로 꾸지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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