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나더러 바닥에서 자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지요!”
우혁수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주워 침대 곁에 내려놓았다.
“정 그렇다면 같이 자는 수밖에. 안으로 좀 들어가시오.”
그가 나를 안쪽으로 밀어 넣자, 나는 놀라서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가 침대 바깥쪽에 드러눕는 걸 보곤 벌떡 일어나 버렸다.
잠든 척 눈을 감은 우혁수를 보며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자 병이라도 든 건가? 전에는 내가 같이 자자 해도 역겹다고 거절하더니.’
좋다, 그리 원한다면 침대는 주겠다.
나는 홱 이불을 끌어안고 말했다.
“차라리 바닥에서 자지요. 그대와 함께 누우라는 게 더 끔찍하니까요.”
그 말에 우혁수의 얼굴빛이 달라졌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불의 절반은 바닥에 깔고 나머지 절반은 몸에 덮은 채 눈을 감고 누워버렸다.
그가 일어나 앉아 나를 바라보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아무 말 없이 다시 자리에 누웠다.
나는 눈을 떠 그를 흘끗 쳐다본 뒤, 몸을 돌려 등을 돌렸다.
유혁수는 아마도 화가 났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나온 건 처음이었을 테니.
하품을 한 번 하고는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밤새 잠을 설쳤고 날이 희미하게 밝자 우혁수는 먼저 밖으로 나갔다.
나는 얼른 일어나 침상으로 올라갔다. 폭신한 이불 위에 눕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아... 살겠다.’
그리고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청옥아! 일어나! 나가서 놀자!”
귀를 찢는 듯한 외침에 나는 잠에서 화들짝 깼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심선화와 절교하고 싶었다.
나는 잔뜩 들뜬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심선화를 노려보며 한 대 갈기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심선화가 달려와 나를 끌어당겼다.
“오늘 날씨 진짜 좋다니까! 자지 말고 어서 나가자!”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알았다. 옷만 입고.”
밖으로 나가자 마침 황제께서 일행을 이끌고 숲속으로 사냥을 떠나는 참이었다.
우혁수는 문관이라 직접 사냥엔 참가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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