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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내가 서재에 도착했을 때, 우혁수는 여전히 각 지역에서 바친 문서를 보고 있었다. 나는 이혼장을 그의 책상 앞에 내려놓았다. “한번 봐주세요. 만약 문제없다면 지금처럼 서로 간섭하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피하고자 저는 잠시 우씨 저택에 머물겠지만, 달마다 주숙비를 드리겠습니다. 도성에서 가장 비싼 주점 비용을 기준으로 드릴게요. 1년 후 우리가 이혼을 발표한 다음 우씨 저택을 완전히 떠나는 것으로 할게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혁수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이혼장을 받아 옆에 놓았다. “지금은 매우 바쁘니 볼 시간이 없소.” 나는 그의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간이 있을 때 봐 주세요. 이미 약조했으니 저는 먼저 떠나겠습니다.” 소청옥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자 우혁수는 고개를 들고 옆에 놓은 이혼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이내 이혼장을 집어 들고는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방금 뜰에 돌아왔을 때 심선화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다가왔다. “청옥아, 갑자기 네가 부러워지는구나.” 나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내가 부럽다니? 무슨 말이냐?” ‘내가 너를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르는 걸까?’ “네가 일찍 결혼한 것이 부럽구나. 우리처럼 높은 가문에서 태어난 규수들은 권세에 이용당하는 운명을 벗어나기 어렵구나. 방금 황귀비가 우리 집에 사람을 보내왔다. 내일 저녁 연회에서 난 아마 연덕왕 전하와 혼약을 맺을 것 같아.” “하지만 나는 전하를 좋아하지 않는데 아버지와 큰 오라버니는 연덕왕 전하에게 시집가야만 내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너는 적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집갔지만 나는...” 심선화는 슬픔에 잠긴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황귀비는 연덕왕 전하의 생모이시나, 궁중의 다툼을 좋아하지 않아 줄곧 사찰에 거주하셨다. 이번에 돌아오신 것은 아마 연덕왕 전하의 혼사를 위해서일 것이다. “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랑 멀리 도망갈 텐데 지금은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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