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뜰로 돌아온 후, 나는 서명훈에게 서찰을 써 보냈다. 다영의 말에 따르면, 서명훈은 오후에 심계민에게 상당한 액수의 은표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청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지금 식사하는 것은 덫에 걸려든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
오후 때, 연덕왕이 우씨 저택에 왔다. 위유정을 보러왔다고 했지만 그녀를 통해 우혁수와 친분을 다지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혁수가 집에 없다 보니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떠났다.
밤이 되자, 우혁수가 돌아왔는데, 곁에 한 여자를 데리고 있었다.
나는 그 여자를 보자 대뜸 속으로 알아차렸다.
‘이 남자는 정말 하연주처럼 가냘프게 생긴 여자를 좋아하네. 하연주와 비슷한 느낌의 여자를 데려오다니.’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 여자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곧 그녀는 우혁수가 그녀의 의지인 것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 그의 뒤에 숨었다.
“이 여인은 백연아라고 하오. 우리가 이재민을 구출할 때 만났소. 신세가 가련하고 가족도 없이 혼자 남았다고 하니 내가 집으로 데려왔소.”
나는 고개를 들고 우혁수를 바라봤다.
“서방님이 누구를 데려오든 저한테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관심 없어요.”
말을 마친 후 나는 자리를 떴다.
“마님, 화내지 마십시오. 대인은 아마 그 여인이 불쌍해서 댁으로 데려왔을 겁니다. 대인이 좋아해서 데려온 건 아닙니다.”
정말 그럴까? 만약 그녀에게 마음이 없다면 데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재민이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이 여자만 데려왔겠는가. 하연주도 그가 이런 방식으로 집에 데려왔다가 사랑에 빠지지 않았던가?’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솔직히 나의 얼굴은 그 누구보다 예뻤으나 우혁수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나는 제일 하찮은 존재였으니까.
다행히 나는 그를 내려놓았다.
“마님, 백연아 낭자가 마님을 뵙자고 합니다.”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 보니, 백연아가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녀는 두려우면서도 아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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