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그럼 그 며칠 동안 내 앞에 코빼기도 내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우혁수는 말을 마치자 침대에서 일어나 두루마기를 입었다.
갑자기 그는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니면, 부인은 어젯밤 방에 머무른 사람이 니토 왕자이길 바라는 것이오?”
나는 멍해졌다.
“이게 니토 왕자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상관이 없는 게 좋은 일이오. 부인, 명심하오. 나의 인내심에 도전하지 마시오. 이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것이오.”
우혁수는 말을 끝내고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나는 화가 나 베개를 집어 던졌다.
“인내심에 도전하지 말라는 건 무슨 말입니까? 할 짓, 안 할 짓 다 해놓고서...”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손목에 선혈 같은 수궁사가 고스란히 있는 걸 발견했다.
나는 멈칫했다. 수궁사가 아직 남아있다면, 우혁수가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뜻인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아직 처녀 몸을 가지고 있구나. 하지만 떠나려는 내가 우혁수와 함께 잠들었다니, 이게 무슨 꼴인가. 하지만 우혁수도 이상하네. 전생에는 내 생사에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어제는 왜 같은 방에 머물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설마 나에게 반한 건 아니지?’
하지만 이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즉시 멈췄다. 누구나 다 나에게 반할 수는 있겠지만 유독 우혁수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가 좋아하는 여인이 아니니까.
“마님, 심 장군님께서 오셨습니다. 마님께 여쭤볼 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심 장군이 왜 날 찾아온 거야?’
앞채에서, 심계민과 우혁수가 나란히 앉아 얘기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심계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 부인, 전에 제가 이재민을 돕기 위해 은전을 좀 빌려달라고 부탁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저희가 계산해보니 자금이 확실히 부족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여 다시 우 부인을 찾아왔으니 부디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제가 본전에 이자까지 부쳐서 갚겠습니다.”
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심계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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