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6장
고승겸의 별장으로 돌아온 소만리는 문을 열자마자 거실 한가운데 유럽식 소파에 앉아 우아하게 책을 읽고 있는 고승겸의 모습을 보았다.
“기 씨 집안에 들어가서 간병인으로 일하려고?”
고승겸의 목소리가 유유하게 거실에 울려퍼졌다.
소만리가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거실을 울렸다.
그녀는 시큰둥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를 돌아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겸 도련님이 나의 행적에 그렇게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영광이에요. 그래요. 나 기 씨 집안에 들어가서 간병인이 되려고요.”
“기모진에게 복수하려는 당신의 방식은 참 특이해.”
고승겸은 책을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동자를 들어 소만리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이따가 내가 데려다줄게.”
“...”
고승겸이 이런 말을 하자 소만리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지금 거절해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겸 도련님 신세 좀 지겠습니다.”
소만리는 말을 마치고 위층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고승겸이 마련해 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옷장 안에 걸려있는 옷들을 바라보았다.
소만리가 보기에도 온통 명품이었다.
만약 소만리가 이 옷들을 가지고 기 씨 집안에 가서 간병인으로 일한다면 그건 정말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가 된다.
소만리는 맥없이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 보이는 두 눈은 확실히 여전히 아름답고 고왔다.
그러나 이미 예전의 광채는 다시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마스크를 벗었다. 빰에 도드라진 화상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차디찬 겨울바람이 순식간에 그녀의 심장을 향해 매섭게 불어오는 듯 서늘해졌다.
그녀는 정말이지 지금의 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양쪽 뺨에 난 화상으로 생긴 끔찍한 상처와 흉터를 도저히 자신의 눈으로 똑바로 마주할 수가 없었다.
이 정도 화상은 예전에 자신이 다쳤던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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