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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첫 키스

나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다행히 주성훈은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바로 떨어졌다. 멍하니 주성훈을 바라본 나는 그가 말한 ‘감사의 대가’가 이것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것은 나의 첫 키스였다. 비록 가볍게 스친 것뿐이지만 분명히 키스였다. 내 마음속에서 그렇게 도도하고 고귀한 이미지였던 주성훈이 이런 행동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멍해 있는 내 모습에 주성훈은 엄지손가락으로 내 입가를 스치며 낮은 소리로 웃었다. “앞으로는 명심해. 나는 감사 대가로 이런 것만 받으니까.”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말은... 앞으로 본인에게 감사할 때마다 키스를 해야 한다는 뜻인가? 더욱 큰 문제는 표정이 너무 진지해 농담인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얼굴이 분명히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을 거라고 짐작한 나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주성훈이 손으로 내 턱을 잡고 있어 도망갈 수 없었다. 당황한 내 모습을 알아챈 주성훈은 잠시 나를 바라본 후 놓아주었다. 나는 서둘러 소파 한쪽으로 움직였다. 주성훈은 기분이 매우 좋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생각 그만해. 제도에서 돌아오면 네 문제들 다 해결해줄게.” 주성훈을 힐끔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깊은 미소만 지었다. “아무 말도 안 하네? 한 번 더 키스해줄까?”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왔다. 이게 바로 내가 알고 있던 도도하기 짝이 없던 그 남자란 말인가? 주성훈에게 할 말이 많았지만 이런 분위기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어 급히 일어나 말했다.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서재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하지만 현관에 도착하자마자 신도윤이 소리쳤다. “은진 씨,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설마 성훈이가 나쁜 짓을...” 더욱 당황한 나는 급히 신도윤과 이정환에게 잘 자라는 말만 하고는 2층으로 달려갔다. 문을 닫기 전 신도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훈이가 평소에는 아주 차갑게 보였는데,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서둘러 문을 닫아 들려오는 소리를 차단했지만 마음은 가라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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