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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그렇게 내가 보고 싶었어?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녀를 곁눈질로 보며 말했다. “억지로? 내가 모를 줄 알아? 예전에 네가 치밀하게 아빠를 유혹한 건 다 아는데, 이제 와서 모든 걸 그 사람 탓으로 돌려? 너 양심이 있기는 하니? 아, 맞다. 너 원래 얼굴도 없지. 얼굴이랑 양심은 벌써 개한테 줬잖아.” 나는 세상에서 가장 독한 말들을 아끼지 않고 그녀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하지만 잘 알고 있었다. 설령 그녀를 욕하더라도, 엄마에게 입힌 상처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그저 그녀가 응당한 대가를 받기를 바랄 뿐이었다. 엄마의 죽음이 의도된 것인지, 심씨 가문과 주성훈이 그 뒤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와 상관없이 결국 직접적인 가해자는 그녀와 소석진이었다. 더구나 몇 해 전, 엄마가 그녀 때문에 화병으로 몇 번이나 병원에 입원했고 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었다. 그 모든 원한을 대충 넘기려 해도 나는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강민지는 다시 무릎 꿇고 기어와 내 다리를 붙잡았다. “은진아, 내가 잘못했어. 제발 날 용서해 줘. 애만 낳게 해주면 나 죽어서 속죄할게. 아이만 살려 준다면 네가 시키는 대로 죽을게.” 그녀는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리며 입만 열면 아이를 내세웠다. 마치 진심으로 아이를 위하는 것처럼. 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역겨운 위선일 뿐이었다. 정말로 아이를 위했다면 애초에 불륜녀가 되지 말아야 했고 남의 가정을 파괴하지 말았어야 했다. 모두 그녀가 지은 업이었고 그 업을 아이가 함께 짊어진 것뿐이었다. 강민지는 눈물로 호소했다. “이건 나랑 하민이 아이야.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라고. 은진아, 제발 나 좀 도와줘.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이를 지켜낼게.”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도하민을 향한 감정은 진심일지도 모른다. 아니었다면 소석진에게 달라붙은 뒤에도 도하민과 관계를 이어가고 심지어 그의 아이까지 가지려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아마 그녀는 자기 사랑이 위대하다고 착각하겠지. 몸은 돈과 바꾸고 마음은 도하민에게 주는 식으로. 하지만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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