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지옥에서 온 악귀 같아
주성훈은 결국 화가 풀렸다.
사실 나도 주성훈이 진짜 화난 게 아니라 그냥 이런 방식으로 날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나란 여자는 이런 것에 진짜 약한 것 같았다.
가끔 주성훈이 보여주는 질투는 나를 더 미치게 만들고 더 깊게 주성훈에게 빠져들게 했다.
나는 주성훈의 허리를 껴안은 채 조용히 말했다.
“맞다, 양 선생님이 말씀한 게 하나 있어요...”
심우진이 날 일부러 전담 수사팀으로 보낸 건지, 심우진의 의도가 뭔지 나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내가 믿고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주성훈 하나뿐이니 굳이 숨길 생각은 없었다.
그 얘기를 다 들은 주성훈은 날 꼭 껴안으며 말했다.
“그 사람 목적이 너였든, 아니면 나였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우린 그냥 모르는 척하면 돼. 언젠가는 그 사람의 목적이 드러날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번 여름 방학 내내 수사팀에서 심우진과 같이 일해야 하니 심우진이 정말 뭔가 꾸미고 있다면 언젠간 드러날 것이다.
주성훈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재우랑 심우진 둘 다 조심은 하되, 너무 겁먹지는 마. 알겠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차 안에서 나는 말없이 안겨만 있었지만 주성훈의 따뜻한 체온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후, 주성훈은 나와 주운재랑 점심만 같이 먹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나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날 데리러 와줬다는 사실에 감동한 것도 있었고 달콤함도 있었지만 가장 큰 건 업무가 너무 많은 주성훈에 대한 안쓰러움이었다.
나는 주운재를 안고 대문까지 배웅했고 주운재더러 뽀뽀하라고 했다.
그러자 오히려 주성훈이 주운재 앞에서 날 안고 한참을 뽀뽀했다.
주운재는 작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슬쩍슬쩍 보더니 귀엽게 외쳤다.
“꺅, 너무 부끄러워.”
주성훈은 주운재의 코를 콕 눌렀다.
“이 녀석, 귀염 떨고 있네.”
나는 그 모습에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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