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서현석은 이틀 내내 기숙사에 틀어박혀 있었다. 휴대폰 화면은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며 조유나의 번호는 수백 번을 눌렀지만 항상 차가운 신호음만 들려왔다.
“도련님, 조유나 씨의 지원서 기록은 찾을 수 없어요. 국내 항공편에도 최근 티켓 구매 정보가 없어요.”
집사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조심스럽게 들려왔다.
“혹시... 신분 정보가 바뀌었을까요?”
서현석은 휴대폰을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엄지손가락으로 조유나의 프로필 사진을 계속해서 문질렀다. 그는 마른 침을 삼키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찾아.”
전화를 끊고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시선은 책상 모서리의 교과서에 꽂혔지만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신입생 환영회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들어왔다. 누군가 아래층에서 사랑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활기는 마치 안개에 가려진 듯 흐릿하고 멀게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서현석은 급한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깼다. 전소연이 아침 식사를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눈 밑에는 희미한 다크서클이 드리워 있었다.
“서현석, 며칠 동안 수업에 안 나왔잖아. 담당 교수님도 물어보시던데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서현석은 아무 말 없이 옆으로 비켜서 그녀가 들어오도록 했다. 전소연이 아침 식사를 식탁에 놓고 나서 그에게 물을 따라주려 몸을 돌리던 순간, 주머니 속 낡은 휴대폰이 미끄러져 카펫 위에 떨어졌다.
그것은 그녀가 전학 오기 전에 사용하던 폴더폰이었다. 화면은 이미 금이 가 있었는데 평소에는 비상폰으로 남겨둔다고 말했었다.
서현석의 시선이 갑자기 그 휴대폰에 향했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본 채팅 기록이 가시처럼 그의 신경을 반복해서 찔렀다. 그는 전소연이 허리를 굽혀 휴대폰을 줍는 것을 보며 이유 없이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내가 도와줄게.”
그는 전소연보다 먼저 휴대폰을 주웠다. 손가락 끝이 휴대폰 본체에 닿자 차가웠다.
“아... 아니야. 이 휴대폰은 오래전에 고장 났어.”
전소연은 목소리가 갑자기 가늘어졌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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