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유나야!”
갑작스러운 외침에 조유나는 온몸이 굳어버린 채 손에 든 백 장미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녀는 뒤돌아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서현석을 보았다.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머리카락은 엉망으로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으며 눈가는 무서울 정도로 붉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찾아온 거지...’
두려움과 혐오감이 뒤섞인 감정이 조유나의 마음에 차올라 자기도 모르게 떠나고 싶었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서현석이 달려들었다. 얼굴에는 전례 없는 통제 불능의 표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어깨를 잡은 그의 그 힘은 뼈를 부술 듯했다.
“유나야, 너... 너 왜 전소연이 네 지원을 바꾼 걸 나한테 말 안 해줬어? 왜 아무 말 없이 해외로 갔어? 내가 국내에서 너 찾느라 미쳐가는 걸 몰라?”
잔뜩 쉬어 있는 그의 목소리에는 짙은 콧소리와 추궁이 섞여 있었다. 빗물이 그의 턱을 타고 떨어져 조유나의 손등에 부딪혀 차갑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했다. 그에게 손이 잡힌 조유나는 너무 아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현석, 너 미쳤어? 놔!”
“못 놔!”
서현석은 미친 듯이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말해봐. 혹시 저 사람 때문이야?”
그는 갑자기 옆에 서 있는 고윤재를 가리켰다. 그의 목소리에는 질투심이 가득 차 있었다.
“혹시 저 사람 때문에 십 년 넘은 우리 감정을 잊은 거야?”
“그 손 놔!”
고윤재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들려왔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조유나의 옆으로 와서 태연하게 그녀를 등 뒤로 보호하며 서현석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난 유나의 담당 교수야. 우리는 연인 관계가 아니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조유나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 이렇게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은 이미 폭력에 해당해. 지금 당장 학교 경찰에 연락해야겠어?”
그를 노려보는 서현석의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이건 저와 유나 사이의 일인데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
“우린 이제 아무 관계없어.”
조유나의 목소리가 갑자기 명확하고 단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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