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서현석이 귀국했을 때 하늘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한성의 비는 해외와 달랐다. 늦가을의 습하고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서씨 가문 저택의 통유리창을 때리고 있었다.
서현석이 안방 문을 열었을 때, 진한 술 냄새와 깨진 향수 냄새가 뒤섞여 훅 다가왔다. 값비싼 크리스털 샹들리에는 깨져 밑동만 남았고, 벨벳 카펫 위에는 레드 와인이 쏟아져 있었으며 벽에 걸린 유화는 흉측하게 긁혀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전소연이 구금된 후에 벌인 짓이었다. 그녀는 벽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엉망으로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서현석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두 눈에 놀라움이 스치더니 이내 원한에 찬 눈빛을 지었다.
“서현석, 드디어 돌아왔구나... 조유나가 또 너를 버린 거야? 그래서 나에게 돌아온 거야? 조유나는 정말 천박해!”
“닥쳐.”
서현석의 목소리는 창밖의 비보다 더 차가웠다. 그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웠다. 화면에는 전소연이 올린 SNS 스크린숏이 멈춰 있었는데 사진에는 조유나와 고윤재의 투 샷이 담겨 있었다. 문구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저속했고, 그 아래에는 진상을 모르는 네티즌들이 이미 비난이 쏟아내고 있었다.
“네가 한 짓이구나.”
이것은 질문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손가락에 힘을 주는 바람에 휴대폰이 삐걱거렸다. 전소연은 그의 눈빛에 담긴 잔혹함에 움찔했지만 여전히 꿋꿋이 말했다.
“그래서 뭐? 조유나가 내 모든 것을 빼앗았는데 왜 힘들게 하면 안 돼?”
그녀의 말에 서현석은 그만 이성을 잃어버렸다. 서현석은 더는 말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끌어 지하로 끌고 갔다.
전소연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 손톱으로 그의 팔을 할퀴었지만 그는 거칠게 그녀를 음습하고 축축한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얼음물을 한 통 끼얹자 전소연은 순식간에 냉장고에 넣은 물고기처럼 몸을 심하게 떨었다. 이까지 덜덜 떨려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차가운 물이 머리카락을 타고 옷깃으로 흘러들어 뼛속까지 아픈 듯했다.
“이제 정신이 들어?”
서현석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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