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쓸모없는 쓰레기들
한참 지나도 강지수는 끝내 말을 못 꺼냈고 백아린은 걸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누군데? 빨리 말해봐.”
“그게... 태준 오빠가 직접 말했어.”
강지수는 백아린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고 목소리도 거의 속삭이는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백아린은 그 말을 분명하게 들었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태준 씨가 뭐라고 했는데?”
“너는 이미 자기 사람이니까, 비록 밤에는 같이 자지만 학교에 다른 남자애들이 너무 많아서 신경이 쓰인다나 뭐 그런 말을...”
“헛소리 작작 하라고 해!”
강지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아린은 화를 내며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녀는 속에서부터 열불이 나는 듯 이를 악문 채 말했다.
“강태준 진짜 왜 그래! 누가 그 사람이랑 같이 자! 우린 서로 옆집에 살고 그것도 벽을 몇 개나 사이에 두고 있는데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다녀?”
“그... 그런 거였구나. 제발 이 일은 오빠한테 말하지 말아 줘. 내가 말한 거 들키면 나 진짜 죽어.”
강지수는 불안한 표정으로 백아린의 소매를 잡고 살살 흔들며 부탁했다.
그러자 백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이제 점심시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얼른 가서 좀 쉬어. 난 공부 좀 더 하고 들어갈게.”
“응, 알았어.”
두 사람은 같은 반이 아니었기에 강지수는 조용히 자기 반으로 돌아갔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로 돌아갔고 교실엔 몇몇 통학생들만이 남아 눈을 붙이고 있었다.
백아린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그녀는 자리에 앉아 물리책을 펼쳤다. 다행히 어젯밤에 강태준이 설명해 준 내용을 절반쯤은 귀동냥해 둔 덕에 복잡한 공식들이 꽤 수월하게 풀려갔다.
그의 설명이 생각보다 잘 정리돼 있었고 덕분에 백아린은 물리라는 과목이 처음으로 재밌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기며 조금씩 깊이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예전 같았으면 머리만 아팠을 물리책이 지금은 마치 블랙홀처럼 그녀를 단단히 빨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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