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이미 사랑에 빠졌어
오늘 학교를 뒤흔든 그 남자를 떠올리며 방소희는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단한 사람이 어떻게 백아린을 좋아할 수가. 백아린처럼 거친 사람은 그렇게 운이 좋을 리 없어. 절대 그럴 리 없어.’
백아린의 옆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손에 든 보라색 데이지를 꽃병에 넣으며 말했다.
“지석 씨, 아까는 고마웠어요. 아, 대표님은 오늘 왜 안 오셨어요?”
“대표님은 집에서 일을 처리하고 계세요.”
한지석의 대답에는 뭔가 이상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백아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요?”
“그건... 돌아가 보시면 알 거예요.”
한지석은 아무 말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뭔가 많이 안타까워하는 듯했다.
백아린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집 문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차에서 내리자 강태준의 집은 온통 깜깜한 것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이때 자기 집에서 희미하게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한지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태준 씨 저희 집에 있어요?”
“네.”
한지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얼른 들어가 보세요. 저는 아직 처리할 서류가 있어서 안 들어갈게요.”
그는 안쪽 상황을 전혀 보고 싶지 않은지 바로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
백아린은 더욱 의아해하며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멈칫하고 말았다.
주방 옆 벽 쪽에 있는 수도관이 터져서 물이 사방으로 튀고 있었다.
바닥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작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
강태준은 흰 셔츠만 입은 채 수도관을 수리하고 있었다.
물에 적셔져 투명해진 옷은 몸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밝은 조명 아래, 그의 가슴 근육과 복근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우락부락한 그런 근육이 아니라 보기에 딱 좋은 조각 같은 근육이었다.
백아린은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이게...’
한지석이 감히 들어오지 못한 이유가 이거였다. 이런 모습은 남자가 봐도 마음이 흔들릴 수 있었다.
추금선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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