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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무릎 꿇을 각오

아무리 마음이 불안해도 백아린은 소영철을 따라 교장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너무 조용해서 자기 심장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소영철은 책상 앞에 앉아 물 한 잔을 따라 그녀 앞으로 밀어주었다. “아린아, 이쪽에 앉아.” “어... 괜찮아요. 그냥 말씀만 해주세요.” 소영철이 가볍게 웃었다. “긴장하지 마. 부른 건 두 가지 얘기 때문인데 둘 다 좋은 소식이야. 편하게 들어.” ‘좋은 소식...?’ 백아린은 그제야 조금 긴장을 풀고 자리에 앉았고 소영철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첫째, 네 담임하고 학습 부장이랑 얘기를 해보니 이번에 너희 반 성적이 이렇게 오른 건 네 덕이라더구나. 하루 만에 반 전체 성적을 이렇게 끌어올릴 수 있다면 전교생을 상대로도 한 번 수업을 해줬으면 한다. 이번 대학입시에서 우리 청운고 이름을 크게 알릴 기회잖니.” “그건 좀... 사실 저도 아직 어설프고 이번에는 그냥 운이 좋았던 거예요.” 이번 결과에는 수학여행에 대한 열망, 8만 원짜리 선물의 유혹, 반끼리의 경쟁심이 겹겹이 얹혀 있었다. ‘근데 전교생까지 묶어버리면 효과가 떨어질 텐데... 전교생 전원 8만 원씩? 그럼 난 바로 파산이야. 그 돈도 사실 강태준이 준 2억에서 겨우 짜낸 건데.’ 소영철은 오히려 흐뭇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드물다, 정말 드물어. 능력이 그만하면 보통은 우쭐해지기 마련인데 넌 이렇게 겸손하구나. 아이들 입시를 네게 맡겨도 되겠다 싶어. 그럼 이렇게 하자. 내일 오전 한 번만 준비해.” “교장 선생님...”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소영철은 재빨리 말을 이어 틈을 주지 않았다. “아, 그리고 둘째는 내 개인적인 부탁이야. 내 아들 소지훈, 알지? 이번에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아서 정말 기뻤어. 태어나 스무 해가 다 되도록 이런 성적은 처음이거든. 네 덕이야. 너 아니었으면 평생 이날을 못 봤을지도 몰라.” 말하다 보니 소영철의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 백아린은 왠지 모르게 불안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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