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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방 안은 기묘한 침묵에 잠겼다. 조예림은 안도하듯 숨을 내쉬며 눈가에 스치던 망설임을 차츰 지워내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승호야, 방금 채하가 한 말 들었니?” 다른 부잣집 사모님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제 생각엔 차라리 온채하를 배씨 가문에서 내쫓는 게 낫겠어요. 이 결혼을 전혀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애잖아요. 배승호 같은 아이와 결혼해 놓고도 뭘 더 바라겠다는 건지.” “그래요, 오늘 우리가 다 보고 있잖아요. 우리가 당신 편을 들어줄게요. 도윤이 너도 참 어리석다. 분명히 온채하가 먼저 꼬드겼을 거야. 네 성격에 네가 먼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한 마디씩 이어지는 말들은 모두 온채하를 깎아내리는 내용뿐이었다. 하지만 온채하는 이미 익숙했다. 조금 전 정신이 돌아온 순간부터 오늘의 전모를 다 이해하고 있었다. 이 모든 건 조예림이 꾸민 판이었다. 술에 무언가를 타도록 지시했을 것이다. 테이블 위엔 아직도 술이 남아 있었지만 누가 가서 조사한들 증거가 나올 리가 없었다. 이 약의 효과는 극히 짧아 아마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테니까. 조예림은 또 배도윤까지 끌어들였다. 결국 이 모든 건 둘째 아들인 배승호를 흠 없는 완벽한 존재로 만들고 이 결혼이라는 오점을 완전히 지워버리기 위한 것이었다. 배도윤은 희생양이었다. 그리고 자신 역시 희생양일 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7년 전 처음 배씨 가문으로 끌려온 순간부터 자신은 그들에게 아무 가치도 없는 길가의 쓰레기와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그렇다면 더 이상 발버둥 칠 필요도 없었다. 억지로 배도윤과 한 쌍이 된다면 적어도 배도윤은 그녀를 평온히 떠나게 놔줄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체면 때문에 붙잡아 서로를 지치게 만드는 배승호와 달리 말이다. 하지만 배승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예림은 그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 조금 전만 해도 그는 배도윤을 죽일 듯이 바라보며 덤벼들었다. 하지만 두 아들이 이런 지경으로 치닫는 건 그녀가 가장 원치 않는 일이었다. “승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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