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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배승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조용히 온채하의 눈물을 닦아줬다. 왜 우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꿈을 꿨어?” 배승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온채하가 지금 대답할 수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오직 이런 순간에만 두 사람 사이엔 적대감이 거의 없었다. 배승호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나왔고 침대 위 온채하는 등을 돌린 채 온몸을 꼭 웅크리고 있었다. 자신을 지키려는 듯한 자세였다. 배승호는 조용히 침대에 누워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예전에는 온채하가 그의 품에 안겨 자는 걸 참 좋아했다. 밤중에 눈을 뜨다 배승호가 보이지 않으면 조용히 찾아 나서서 아무 말 없이 곁에 서 있곤 했다. 그땐 배승호가 워낙 바빠 밤새 전화하거나 혹시라도 방해될까 봐 일부러 집 밖이나 베란다로 나가곤 했지만 온채하는 늘 그를 찾아내 옆에서 묵묵히 함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채하가 배승호의 품에 있는 걸 불편해하는 듯했고 몇 번을 끌어안아도 온채하는 오히려 더 움츠려들며 자신을 감쌌다. 배승호는 답답한 마음에 침대 옆 스탠드 불을 켰다. “너 지금 자는 척하는 거지?” 하지만 온채하는 정말 잠들어 있었다. 얼굴은 열로 붉게 달아올랐고 긴 속눈썹은 내려앉아 마치 세상 가장 순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잠시 멍해졌다가 가슴이 말랑하게 무너지는 기분에 불을 껐다. 그리고 뒷모습으로 그녀의 허리를 꼭 안은 채 잠이 들었다. 온채하는 새벽녘쯤에 하체가 찝찝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몸을 움직이니 피부에 약 냉기가 스며들었고 옆에 누군가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아챘다. 깜짝 놀란 온채하가 일어나보니 이건 꿈이 아니었다. 배승호가 정말 곁에 누워 있었다. 3년 동안 그녀는 수없이 잠결에 이불을 더듬어가며 옆자리를 찾았지만 항상 텅 빈 곳만이 손에 잡혔다. 처음엔 매번 무너졌고 나중엔 자신을 달래며 버티는 법을 익혔고 이제는 혼자 자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온채하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5시 반. 온채하는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챙겨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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