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배승호가 천천히 온채하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온채하는 마음이 뒤숭숭해 그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안에 피 맛이 돌았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입맞춤을 이어갔다.
온채하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양치도 안 했으면서 뭐 하는 거야.”
배승호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낮게 말했다.
“예전에는 새벽에 양치도 안 하고도 잘만 했잖아. 왜 그땐 싫다고 안 했지?”
온채하는 온몸이 굳어졌다. 그녀는 배승호가 이 모든 걸 다 잊은 줄 알았다.
그때는 늘 배승호가 늦게까지 술자리를 하고 돌아와 샤워만 하고 누우면 꼭 그 품에 안긴 채 아침까지 달콤하게 깨어났었다.
서로의 숨결이 뒤섞인 그 순간들은 온채하에게도 분명 소중한 기억이었다.
“배승호, 그땐 내가 널 사랑했으니까 그렇지. 이제는 아니야.”
온채하의 말에 배승호의 몸이 서서히 굳어지더니 결국 그녀를 풀어주었다.
온채하는 그를 보지 않고 조용히 안방 문을 열었다.
바로 그때, 뒤에서 배승호의 쉰 목소리가 들렸다.
“사랑 안 해도...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얽혀 살 거야. 네가 진여울한테 양보한다는 말보다는 내가 다른 사람한테 널 양보해야 할 것 같은데? 온채하, 그런 헛된 생각은 집어치워.”
온채하는 더 이상 배승호의 소란에 휘말릴 마음이 없었다.
자기 작품을 아무렇지 않게 진여울에게 넘기고 진여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는 그가 지금 와서 저런 말을 한다는 게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배신의 시작은 언제나 배승호였는데 피해자인 척하는 그가 더 못마땅했다.
온채하는 아무 대꾸도 없이 방을 나섰다.
운성 빌리지는 빌라 단지라 택시를 잡기도 쉽지 않았기에 온채하는 성시현에게 부탁해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오늘은 꼭 직접 운전해서 조재우를 데리러 가야 했기에 괜히 또 지각이라도 할까 봐 마음이 바빴다.
성시현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온채하는 성시현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있진 않았다.
배승호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싫어했지만 성시현만큼은 늘 예의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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