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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배승호는 일부러 무심한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결혼한 사람이 입술을 물렸다고... 그럼 누가 그런 짓을 했겠어?” 말은 태연했지만 눈동자에는 은근한 웃음기가 스쳤고 얼굴에는 묘하게 어두운 기운이 맴돌았다. 주변에 있던 임원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대체 이 알 수 없는 신경전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고개만 갸웃거렸다. 배도윤 역시 별다른 내색 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채하가 요즘 기분이 별로인 것 같더라. 이혼하겠다는 말도 하고... 혹시라도 오해가 있으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풀어. 괜히 가족들 걱정하게 만들지 말고.” 배승호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날카로운 미소를 지었고 더는 이런 가식적인 대화에 응대할 생각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형도 알다시피 그냥 화가 나서 한 말일 뿐이겠지. 내 아내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형이 신경 쓸 일 아니야.” 배승호는 말을 끝내고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 버렸다. 배도윤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이내 아무 일 없다는 듯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몇몇 임원들과 부드럽게 사업 얘기를 이어갔고 조금 전의 팽팽한 긴장감이 모두 착각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전환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제야 겨우 머리 위를 짓누르던 중압감이 풀린 듯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래전부터 배도윤을 따르던 임원들이 있는가 하면 배승호가 회사에 돌아온 뒤로는 그 역시 자신의 사람들을 차곡차곡 늘려가고 있었다. 지금은 양측 모두 지분이나 사업권에서 호각세를 이루는 팽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승호에게는 자신의 별도 회사가 하나 더 있었고 그 회사의 성장세가 이미 본가 기업과 맞먹을 정도였다. 재계 언론에서는 앞으로 2년만 더 지나면 그의 회사가 본가보다 더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할 거라고 예측할 정도였다. 배씨 집안은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을 세운 가문이었지만 그런 명문조차 단기간에 이렇게 치고 올라온 건 오직 배승호 한 사람뿐이었다. 배씨 가문에서 굳이 배도윤에게 후계자 자리를 넘기지 않은 이유도 배승호의 사업 감각이 그만큼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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