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화
그녀는 마른침을 삼켰다.
온이윤이 아픈 걸 알기에,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온채하는 조심스레 당부했다.
“정말 힘들면 말해.”
온이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지팡이에 몸을 기대어 한 계단 한 계단 올랐다. 본래부터 장례 절차는 느리고 엄숙했기에 그녀도 모두의 걸음을 더 늦추고 싶지 않았다. 절뚝이며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무덤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검은 우산을 접었다.
다른 절차들은 모두 생략됐고 이제 관을 내리고 흙을 덮는 일만 남았다.
온이윤의 곁에는 온채하가, 그 옆에는 배승호가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병을 앓는 몸이라 지금 이 순간 너무나 힘겨워 보였다.
흙을 덮는 의식이 끝나자 온이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무릎을 꿇었다.
“언니...”
그 모습을 본 온채하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막상 무릎을 꿇고 나니, 누구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것도 억울하게 떠난 것이었다. 저승길조차 편치 못할 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온이윤은 목이 꽉 막힌 듯 아팠다. 입술을 떨며 ‘외할아버지’ 한마디만 부르고 싶었지만, 도저히 목구멍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때 옆에서 온채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들 일, 우리가 꼭 밝혀낼게요. 다 알아내면 여기 와서 직접 말씀드릴게요.”
온이윤은 허리를 곧게 펴고 웃었다.
“응, 그래.”
두 사람은 정중하게 절을 올린 후에야 천천히 일어났다.
옆에서 지켜보던 장선우는 결국 눈물을 훔쳤다.
늦가을 비가 잦은 날씨였다. 차 쪽으로 돌아올 즈음, 빗줄기가 다시 가늘게 내리기 시작했다.
온이윤은 병원으로 돌아가야 했고 경호원 두 명이 그녀를 호송했다.
차에 오르기 전, 그녀가 불렀다.
“채하야.”
온채하가 고개를 돌리자 온이윤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내가 했던 말, 잊지 마. 몸이 좀 나아지면 우리 시골에 가서 엄마한테 꽃 한 송이 올리자.”
“응. 절대 안 잊을게.”
그건 온세현이 특별히 온이윤에게 당부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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