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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신우혁은 못마땅하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 얘기 나중에 하자. 지금은 정말 듣기 싫어.” 그는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전지혜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낸 게 벌써 한 시간 전이었다. ‘이상하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연락이 없지?’ 그는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자기야, 오늘 왜 이렇게 바빠? 일기예보 보니까 오늘 밤에 또 번개 친대. 여기로 올래? 내가 의사한테 부탁해서 침대 하나 더 놓게 할게.] 하지만 답장은 없었다. 평소 같으면 몇 초 만에 답을 하던 그녀였다. 신우혁은 점점 불안해졌다. 전지혜는 성격이 활달해 보이지만, 사실 말도 서툴고 눈치도 없어 부서 안에서 자주 무시당하곤 했다. 그와 처음 마주쳤을 때도, 전지혜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눈물만 훔치고 있었다. 동료들에게 욕을 먹고도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고 매번 그녀가 누군가에게 당하는 걸 보게 되며 연민이 생겼다. ‘이건 아니지.’ 하며 애써 거리를 두려 했지만, 그녀의 맑고 연약한 눈빛은 도무지 뿌리치기 힘들었다. 언젠가의 온이윤을 떠올리게 했으니까. 남자는 언제나, 자신이 누군가의 영웅이 되고 싶어 한다. 온이윤은 신우혁이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걸 보며 가슴이 서늘해졌다. “회사 일 때문이야? 나 지금 하려는 말 굉장히 중요한 건데. 예전에 내가 말했잖아. 나랑 채하는 외진 시골에서 힘들게 도망쳐 나왔다고...” 신우혁은 여전히 휴대폰을 빠르게 두드리며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그 얘기만 벌써 몇백 번은 한 거 알아? 매번 내가 위로해 줬잖아. 여보, 같은 얘기 반복하면 뭐가 달라져? 힘들었던 건 알지만 지금은 잘살고 있잖아?” 순간 온이윤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 심장이 천천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온이윤은 문득 깨달았다. 배우자 앞이라도 자신의 가장 깊은 상처를 드러내선 안 된다는 걸. 지금은 신우혁이 그저 귀찮아하는 눈빛일지라도 언젠가 웃으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흉터를 이야기해 버릴지도 모른다. 가슴이 너무나 쓰라렸다. 온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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