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화
온채하는 아직 배승호에게 투여된 그 약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 무심하게 고개를 숙이고 임지연과의 통화를 계속했다.
“안 팔 거야. 나는 사람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팬들에게 오랜 기다림이 헛되었다는 느낌을 주고는 싶지 않았다.
그 어떤 형태의 사랑이라도 함부로 짓밟혀서는 안 되는 법이었다. 팬들이 먼저 ‘인간 꾀꼬리’라는 계정을 팔로우해 주고 좋아해 줬으니 온채하도 그 계정을 함부로 모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었다. 그녀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지 않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배승호가 온채하의 휴대폰 화면을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온채하는 두 손이 모두 붕대로 감겨 있었던 탓에 휴대폰을 재빨리 치울 수도 없었다.
배승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온채하는 지금 배승호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다. 그녀는 붕대를 감은 두 손으로 휴대폰을 끼워 든 채,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사실 온채하는 다른 곳에 머물 생각이었다. 그녀는 다 낫는 대로 곧장 운성 빌리지에서 도망칠 예정이었지만 배정환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웠다.
배정환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적어도 운성 빌리지는 안전했다.
침실로 돌아온 온채하는 생각 끝에 배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퇴사하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 조금 다쳐서 직접 회사로 찾아갈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조금 도와주면 안 될까요?”
배도윤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물었다.
“다쳤다고? 그런 거라면 휴가라도 내줄 수 있는데.”
“아니요. 그냥 회사 그만두고 싶어요.”
휴대폰 너머에서는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채하야,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나한테는 얘기해도 돼. 혹시 배승호가 또 곤란하게 했어?”
그날 일을 다시 떠올린 온채하는 뒤늦게 배도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어쨌든 그녀 때문에 배승호에게 맞았으니 말이다.
온채하는 피해자였고 그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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