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화
온채하는 고열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졌고 배승호를 바라보는 시선도 흐릿했다. 아마 그녀가 완전히 정신이 들었다면 배승호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무능하고 나약하게 보이니까. 그는 이런 부정적인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배승호는 그녀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숙였다.
“몸이 아직도 아주 뜨겁네. 푹 쉬어.”
온채하는 온몸이 불덩이였다. 배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그녀에게 잘 대해주던 두 사람이 그녀 눈앞에서 죽었다. 그녀의 꿈속에는 수없이 이 장면이 반복되었다.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백 가지 방법을 생각했지만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고, 그녀는 그렇게 사람을 구해야 하는 꿈속에 갇혀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운명과 싸우는 것 같았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그 찰나의 맑은 정신은 그녀에게 너무나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부축받아 누웠다. 온채하는 멍한 눈으로 배승호를 바라보며 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더듬었다.
“배승호.”
배승호는 몸을 기울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랑 같이 갈 필요 없어.”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아래로 향해 그의 목덜미를 더듬었다. 그러자 셔츠에 가려져 있던 목걸이가 모습을 드러내며 그녀의 눈앞에서 몇 번 흔들렸다.
그녀는 몸을 힘겹게 일으켜 그것이 무엇인지 보려 했다. 동그랗게 생긴 것이 마치 반지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지쳐 곧장 눈을 감았고, 다시 꿈속의 불길 속으로 떨어졌다.
배승호는 다시 자리에 앉아 물 한 대야를 떠왔다. 그녀의 몸을 다시 닦아준 후 깨끗한 침대 시트로 갈아주었다.
그는 천천히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는 앞서 온라인의 평가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임지연은 여전히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곧바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세 개를 더 올렸다.
여론은 순식간에 더욱 거세졌다.
병실에서 그녀의 뺨을 때렸던 그 여자들은 이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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