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화
임재준은 그런 임지연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문을 닫으려 했다.
임지연은 문틈에 손을 끼워 넣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들어해? 누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배승호.”
임재준의 입에서 그 세 글자가 나오자 임지연의 눈이 반짝였다.
“하늘도 마냥 무심하진 않으시네.”
임재준은 가볍게 임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승호가 죽으면 온채하도 죽어.”
임지연의 입가에 맺혀 있던 미소가 천천히 사라졌다. 그녀 역시 온채하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몰랐다면 진작 며칠 밤낮으로 울다가 눈이 멀어버렸을 것이다. 임재준은 여전히 문틈에 놓여 있던 임지연의 손을 치워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감정적으로 굴지 말고, 일방적인 시각으로만 보지 마.”
“쿵!”
방문이 그대로 닫혔다.
임지연은 빈 그릇을 들고 아래층으로 돌아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녀 역시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온채하에게 상처를 준 남자를 도무지 용서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
온채하는 침대 위에 누워서도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휴대폰도 없었던 탓에 그저 멍하니 창밖의 밤하늘만 바라봐야 했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온채하는 저도 모르게 긴장감으로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이불로 온몸을 단단히 감싸고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다음 날 아침, 서지한이 보낸 사람이 문을 두드렸다.
“온채하 씨, 대표님께서 이 지역 친구분들을 만나러 가실 텐데, 같이 가실 건지 물어보라고 하셔서요.”
서지한은 온채하가 누군가를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온채하를 홀로 호텔에 남겨두는 것은 위험했지만 서지한은 신사답게 선택권을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이건 새 옷이에요. 샤워 마치고 나면 아침 식사가 배달될 겁니다. 대표님은 아직 회의 중이셔서 두 시간쯤 뒤에 출발하실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온채하는 옷을 받아 들고 샤워를 마쳤다. 호텔 직원이 가져다준 아침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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