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1화
임재준이 교수의 뒤를 따라붙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그의 눈에는 실핏줄이 가득했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
교수는 주변에 깔린 수많은 경호원들을 쓱 훑어보더니 임재준의 손을 토닥여준 후, 함께 사무실로 향했다.
임재준은 사무실 문을 닫고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더니 눈을 꼭 감았다.
“재준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임재준은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주며 쓴웃음을 지었다.
“배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예요. 가문에서는 제가 승호 아내랑 손잡고 승호의 목숨을 노린다고 여겼나 봐요. 그래서 경호 인력을 더 추가한 거고요.”
교수는 옆에 있는 소독액을 집어 들더니 손바닥 구석구석을 문지르며 소독했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저 환자는 살려는 의지가 전혀 없어. 내가 너랑 손잡지 않았다면 그 누가 와도 못 살렸을 거다.”
눈을 감은 임재준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러니까 저도 교수님한테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거죠. 그다음에는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냈어요. 우선 사람 하나 시켜서 호텔까지 모셔다드릴게요.”
교수를 배웅한 후, 임재준은 성시현을 만났다. 그는 성시현에게 배승호를 찾아갈 때마다 일부러 온채하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성시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온채하가 배승호에게 전해달라던 말을 떠올려보면 등골이 오싹해 났지만, 그는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성시현의 노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건지 저녁이 되자 배승호는 의식을 되찾고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배정환을 포함한 배씨 가문 사람들과 진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병실 밖을 둘러쌌다.
“어르신, 우선 대표님 혼자 푹 쉬게 해주세요.”
그 말에 배정환은 어두워진 얼굴로 지팡이를 힘껏 움켜쥐며 말했다.
“그렇게 죽도록 때린 보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닌 모양이구나.”
성시현은 여전히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푹 숙였지만 길을 비켜주지는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배정환은 임재준이 저질렀던 짓들을 떠올리며 비웃었다.
“그래, 좋아. 어린 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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