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온채하는 전화가 끊긴 뒤로 내내 온이윤이 걱정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배승호가 다가와 그녀의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턱을 움켜잡았다.
마음이 복잡했던 온채하는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건드리지 마.”
배승호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어 번 두드리며 말했다.
“온채하, 내가 말했지? 날 떨쳐낼 수는 없어. 우린 평생 서로 괴롭히면서 살아야 해.”
온채하는 그 말이 우스웠다.
특히 그의 눈 속에 어렴풋이 스쳐 지나간 ‘증오’가 또렷하게 보였으니 말이다.
“배승호, 진여울한테 안 가? 그 애 옆에 있어 줘야 하는 거 아냐?”
“이따 갈 거야. 만약 그때 내가 여울이랑 결혼했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행복했을 거다. 온채하, 넌 내 인생을 망친 여자야.”
그 말에 온채하의 속눈썹이 심하게 떨렸다.
하지만 끝내 눈물은 흘리지 않았고 그저 주먹을 꽉 움켜쥐었을 뿐이었다.
배승호는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넌 내 인생 망쳐놓고 다른 남자랑 행복하게 살 생각이야?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할 놈으로 보여?”
“배승호, 너 진짜 미쳤어.”
배승호는 갑자기 웃더니 그녀의 입술을 물었다.
“그래. 나 미쳤어. 몰랐어? 나 몇 년 동안 진짜로 해외에서 치료받고 있었거든.”
온채하는 그저 농담이라 생각하고 눈을 감은 채 대꾸하지 않았다.
배승호는 그런 그녀를 보고 차라리 목을 조르고 싶을 만큼 증오가 치밀었지만 마침 그때, 배씨 가문 본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배승호와 온채하, 둘 다 본가로 들어오라는 연락이었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전화를 끊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휘성 그룹 일도 아직 정리 안 됐는데 넌 또 SNS에 그런 글을 올렸지... 곧 돌아가면 할아버지가 또 화내실 거야. 제발 좀 유치하게 굴지 마.”
온채하는 순간 온몸이 싸늘해졌다.
그녀는 배승호의 할아버지 배정환을 너무나도 두려워했다.
배승호와 결혼해 처음 배씨 가문에 들어갔을 때부터, 배정환의 시선은 줄곧 싸늘했다.
마치 길가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보듯 아무 감정도 없었다.
직접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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