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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이번 소동을 계기로 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분명히 선언했다. 앞으로 연애는 하지 않겠다고. 그 어떤 남자의 관심도 호의도, 더는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지금의 나에겐 그 어떤 감정보다 커리어가 훨씬 더 중요했다. 송연석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서원시로 돌아간 모양이었다. 그사이 나는 원주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굵직한 사건들을 연이어 맡아 해결하며 법조계에서도 나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법무법인 동료들에게 대표 부부가 나의 부모라는 사실을 들키게 되었다. 나는 혹시라도 나를 낙하산이라 여기진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다들 웃으며 감탄했다. “어쩐지 실력이 남다르다 했더니, 완전 대표님 포스였잖아요!” “대표님 부부의 자제답네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도 모르게 긴 숨을 내쉬었다. ‘아, 나... 정말 잘해왔구나.’ 그 후로 나는 오랜만에 연차를 내고 가보고 싶었던 여러 곳을 천천히 여행했다. 여름엔 푸른 바다 옆에서 햇살을 받으며 긴 숨을 쉬었고 가을엔 단풍이 물든 산자락을 따라 조용히 걸었다. 겨울엔 눈 내리는 도시에서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나눴고 봄이 오자 높은 산 정상에 올라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다.몇 년이 흘렀을까, 나는 다시 재직 중인 법무법인에서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원주에서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조건이 괜찮은 의뢰인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나를 찾으려 했다. 그동안 나를 향한 고백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난 그 모든 마음을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히 거절했다. 이젠 가족을 제외한 어떤 남자도 믿지 않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자 나는 송연석이라는 사람을 거의 잊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절친의 초대로 서원시에 놀러 가게 되었다. 만약 5년 전의 나였다면 단칼에 거절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친구의 초대에 응했다. “마침 잘 됐다. 내가 서원시에 대해 잘 아니까 안내할게.”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서는 순간 낯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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