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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나는 그가 이쯤에서 원주를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무슨 수를 썼는지 평소 나와 친하게 지내던 동료까지 꼬드겨서 같이 나를 속이러 들었다. 잔디밭에 발을 디딘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주말이라 기분 좋게 나섰건만, 송연석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모든 기분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는 우리가 처음 결혼식을 올렸던 그날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 내가 직접 맞춰준 턱시도 입은 채 한쪽에 서서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나야, 나랑 다시 결혼해 줄래?” 주변에 모여 있던 회사 동료들이 다 같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결혼해! 결혼해!” 그 순간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온몸을 뒤덮었다. 며칠째 나를 끈질기게 쫓아다닐 때도 확실히 거절했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내가 그 청혼을 받아줄 거라 확신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송연석의 눈빛은 전보다 더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안엔 묘한 자신감마저 비쳐 보였다. “결혼식 흉내 내면 내가 다 잊고 너를 용서할 줄 알았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모든 동료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찰싹 소리와 함께 주변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고 결혼식은 그저 어색한 배경음만 남았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자친구라고 해서... 저희는...”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날을 세웠다. “이딴 사람이 하는 말을 다 믿어요? 변호사들이라는 사람들이 증거도 따져보지 않고 휘둘린 거예요?” 내 말이 끝나자, 다들 입을 다물고 눈치 보기 시작했다. 송연석이 조심스레 내 쪽으로 다가오려 하자, 나는 본능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내가 정말 잘못했어. 이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도 솔직히... 네가 날 용서해 줄 거라곤 기대도 안 했어. 예전 그날처럼 너를 한 번이라도 웃게 해주고 싶었고 그때 못 지킨 약속을...” 잠시 숨을 고른 그가 이어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너무 고유미한테 집착했던 거 알아. 처음엔 그냥 인턴으로 생각했어.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서툴고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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