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화
도서찬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며 고개를 낮췄다.
“할아버지.”
도서찬은 인사하면서도 황노을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러자 도휘명의 눈빛이 번개처럼 매서워졌다. 그때 조정숙이 다가와 황노을의 손을 꼭 잡았다.
“노을아, 살이 많이 빠졌구나.”
조정숙의 목소리에는 애틋함이 배어 있었다.
“전부 이 망할 놈이 저지른 짓이야!”
도휘명이 지팡이를 들어 도서찬을 내리치려 했다.
하지만 도서찬은 피하지도 않고 꼿꼿이 서 있었다.
호수 쪽에서 바람이 스며들었고 밤공기는 제법 차가웠다.
황노을이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츠리자 도서찬이 미간을 다시 좁혔다.
‘추위를 타는 거야?’
도서찬은 알 수 없는 불길한 감각이 가슴에 걸렸다. 자신이 모르는 일이 뭔가 벌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먼 데서부터 싸우는 소리가 다 들리더라!”
도휘명이 성난 채 지팡이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서찬아, 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너 자신도 알 텐데, 아직도 노을이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 거야? 내가 어떻게 너 같은 손자를 뒀는지 모르겠어. 네 부모가 해외에 나가 있고, 내가 몸만 멀쩡했어도 어떻게든 널 정신을 차리게 했을 거야!”
도휘명은 기력이 달려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1년 전만 해도 두 사람의 혼인을 서둘러 좋은 날로 삼아야 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몸이 더 허약해 보였다.
“맨날 그 첩 같은 년만 쫓아다니고. 도씨 가문의 체면은 너 때문에 다 망가졌어! 예전에 노을이를 데리고 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했던 맹세는 지금 한 글자라도 기억은 하냐? 지금처럼 일을 저질러 놓고, 양심이 조금도 아프지 않은 거야?”
“콜록, 콜록...”
도휘명은 말하는 내내 기침이 폭발하듯 터졌다.
“할아버지!”
도서찬과 황노을이 동시에 다가섰다. 하지만 도휘명은 도서찬을 손으로 밀쳐냈다.
황노을은 도휘명의 등을 쓸어내리면서 호흡을 고르게 했다.
도휘명이 자신에게 잘해 준 마음은 황노을도 알고 있었다. 도서찬에게 등을 돌릴지언정, 도휘명의 건강이 영향받는 건, 황노을도 원치 않았다.
도서찬은 곧장 가정주치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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