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도민희는 가늘게 뜬 눈으로 황노을을 보며 물었다.
“결국 황씨 가문은 포기하기로 한 건가요?”
황노을은 한 걸음 내디뎌 그사이를 좁혔다. 공기가 팽팽해졌다.
“지금 저를 협박하는 건가요?”
도민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오래전부터 협박 아니었나요? 그럼, 제가 황노을 씨랑 상의 하는 줄 알았어요?”
그녀는 휴대전화를 들어 올려 한연서의 문자가 보이도록 했다.
“당신처럼 도씨 가문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저와 상의하겠다는 거죠?”
측문 쪽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갑자기 좁혀졌다. 도서찬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연서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내 앞에서는 전화도 안 받는 척하더니, 여기까지 데려오다니.’
“황노을 씨, 서찬 오빠의 마음은 이미 떠난 지 오래예요. 도씨 가문에서의 좋은 날도 이제 끝인 거.”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맹독을 머금은 듯했다.
“한연서가 죽은 후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도씨 집안 며느리 노릇을 할 생각이면 그 꿈 지금부터 접는 게 좋아요.”
황노을은 도민희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여전히 도서찬을 응시했다. 어스레한 조명 아래,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가까워 보였다.
“눈에 선하게 다 들어오시죠?”
도민희가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제가 만약 한연서와 손을 잡는다면 도씨 가문에 남은 황씨 가문 사람들은 제 손아귀 안에 들어오는 건 식은 죽 먹기죠.”
황노을이 마침내 도민희를 똑바로 바라보자 그녀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황씨 가문의 빛나는 시대는, 황세훈이 살아있을 때의 일이에요. 지금의 황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황노을의 굳은 얼굴을 보며 크게 웃었다.
“기분이 어떠세요? 제가 원망스러워요?”
도민희의 웃음에는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었고 왠지 모를 슬픔이 서려 있는 듯했다.
“황노을 씨, 아나요? 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당신을 증오해요.”
도민희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예전에 림과의 내기에서 당신이 이겼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도 내기를 해볼까요? 당신이 이기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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