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전 이미 기회를 줬어요.] [당신이 지금까지 가진 건 그냥 운이었을 뿐이에요. 설마 진짜로 제가 당신을 어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빌어봐요. 지금이라도 빌면, 수습해 줄 수 있으니까요.] 한연서가 보내온 메시지였다. 옆에서 메시지를 본 주민재는 욕을 내뱉었고 임지은과 강준도 마찬가지로 거친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거실은 순식간에 욕설로 가득 차버렸다. 황노을은 휴대폰을 꽉 쥐었다. 한연서가 압박하고 오만하게 구는데, 정말 기적만을 기다려야 하는 걸까? 아니. 뭐라도 해야만 했다. 순간, 머릿속에 흐린 날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아버지의 얼굴과 비 내리는 밤에 부러진 나무토막 하나를 들고 자신 앞을 지키던 얼굴이 흐릿한 소년의 뒷모습, 그리고... 그녀가 잃은 아이가 떠올랐다. 인생을 어떻게 살지는 자기가 결정해야만 했다. 그녀는 더 이상, 무력하게 끌려다니던 황노을을 하기 싫었다.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드는 아릿한 통증이 그녀의 정신을 조금 또렷하게 만들었다. 이혼은 며칠 후에 결과를 보면 되기에, 지금 가장 시급한 건 프로그램 문제였다. 프로그램에 관련된 문제는 주요하게 두 개였는데, 하나는, 방송이 갑자기 중단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자들이 그녀를 강제로 하차시키는 것이었다. 황노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눈빛에는 약간의 흔들림도 없었다. 우선 그녀는 절대 자진 하차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만약 투자자들이 모두 그녀를 내보내려고 한다면 시간차를 이용해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마지막 생방송에서 해명할 필요는 없었다. 3일 후에 이혼 증명서를 손에 넣기만 하면, 그것과 다른 증거들을 가지고 투자자들한테 보여주면 됐다. 네티즌들이 프로그램 쪽에 해결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일이 없도록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고 마지막 방송 4, 5일 전 정도에 공지를 내면 되었다. 황노을은 주민재를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요 며칠간은 오빠가 좀 고생해야 할 것 같아요.”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