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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성수혁은 자신이 영원히 백유라의 편에 설 거라 믿었다. 정해은이 계속 침묵하고, 아무 일 없는 척 버티는 한 백유라 쪽에서도 이 가면극을 끝낼 수가 없다. 결국 이 얽힌 끈은 정해은이 먼저 끊어야만 했다. 그녀는 분노해야 한다. 미쳐야 하고 소리쳐야 한다. 제삼자에게 있어서 원래의 아내는 미쳐 있을수록 좋았다. 그래야만 자신이 더 약하고 불쌍한 존재로 보이니까, 그래야만 성수혁의 마음을 완전히 움켜쥘 수 있다. 주연희의 비아냥거림에 백유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당연하죠.” ‘기다려. 내가 결국 성한 그룹의 안주인이 되는 날... 주씨 가문은 무너질 거야.’ 그녀는 그 생각을 속으로 삼키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정해은은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아 다시 포크를 들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우아하게 식사를 이어갔다. 주연희도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더 이상 그 두 사람을 볼 가치도 없다는 듯 차분히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 성수혁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고 안색은 조금 어두웠다. 그는 점점 자신의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이번 일은 분명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자신이 더 큰 빚을 진 사람은 백유라였다. 그 작은 어촌 마을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은 그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선명했다. 백유라, 그때의 그녀는 성수혁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였다. 그녀는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그저 이유도 모른 채 자신에게 버려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정해은, 그녀에게는 이미 아내의 자리와 다른 여자가 부러워할 부와 명예를 다 주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았다. 항상 불만이었고 항상 냉랭했다. 게다가 이제 정해은은 더 이상 젊지 않았다. 그때의 싱그럽고 생기 넘치던 그 모습도 사라졌다. 성수혁은 점점 더 짜증이 밀려와 이를 악물었다. 요즘 그는 백유라와 거의 매일 밤을 함께 보냈다.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에 대한 감정이 사실 그동안 단지 억눌려 있었던 것임을. 그건 단순한 죄책감으로 덮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마음 한구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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