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약혼자 심태윤의 여동생 심가희가 내 2억짜리 맞춤 웨딩드레스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바람에 우리는 결혼식 날짜를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는 내 천식 스프레이를 고추 스프레이로 바꿔 나는 병원에서 사흘 밤낮을 앓아누웠다.
결혼식 날, 심가희는 붉어진 눈으로 무언가를 들고 나왔다.
“오빠의 모든 첫 경험은 당연히 저에게 주어야 해요. 이 첫 경험 양도 계약서에 사인해주세요. 안 그러면 오빠와 결혼할 생각 마세요.”
“남자는 밖에 유혹이 많으니 새언니가 너그러워야죠. 이게 새언니를 시험하려던 제 목적이에요. 마지막 시험이에요. 이걸 통과해야만 제가 안심하고 오빠랑 결혼하게 할 수 있어요.”
나는 계약서를 받지 않고 심태윤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이렇게 당하는 걸 태윤 씨도 묵인한 건가요?”
그는 지친 듯한 어투로 말했다.
“가희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의지했어. 지금은 그냥 응석 부리는 거야. 사인하고 그냥 넘어가. 내일이면 잊어버릴 거야.”